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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선임기자
“저의 영화적 고향인 부산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공정한 것으로 정평이 난 부일영화상을 받게 돼 무척이나 기쁩니다”
2019 부일영화상 최우수 감독상에 선정된 영화 ‘암수살인’의 김태균(47) 감독 수상 소감이다. 김 감독은 부산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부산 사나이’나 다름없다. 어릴 적 방학 때마다 부산에 사는 큰누나와 셋째 누나 집에 놀러 와 돌아다녔던 태종대, 온천장, 자갈치 등은 그의 삶에 자양분이 되었다. 김 감독의 데뷔작 ‘봄눈’도 부산을 배경으로, 큰누나의 얘기를 담고 있다.
그는 곽경택 감독 밑에서 오랫동안 조감독 생활을 했다. “곽 감독님은 제가 영화를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스승이자 선배입니다.” 곽 감독에 대한 김 감독의 이러한 마음은 그의 영화 촬영장소가 모두 부산인 것과 무관치 않다.
‘암수살인’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났던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사회와 경찰을 조롱하는 지능범을 끝까지 쫓는 우직한 형사의 이야기이다. 교도소에서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언급하는 장면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이춘재를 연상하게 한다.
“영화 속 줄거리는 형사와 범인의 이야기이지만, 소명 의식을 갖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 나가는 우리 사회의 소금 같은 존재들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김 감독은 ‘암수살인’에 담긴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터뷰는 그가 꼭 전하고 싶다는 이런 말로 끝을 맺었다. “영화 촬영 때마다 큰 도움을 준 부산영상위원회와 불편을 마다하지 않고 협조해 준 부산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