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 제24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 영화 '암살'은 사실 이정재 주변에선 모두 말리던 작품이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상황에서 친일파 역할을 한다는 건 이미지가 생명인 톱 클래스 배우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걱정과 만류를 뿌리치고 이정재는 과감히 암살의 염석진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고 제가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연기자니까 관객에게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건 제가 해야 할 의무 같은 거죠." 이정재는 '암살'의 염석진으로 변신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노인 역을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먹을 것을 줄여 두 달 만에 15kg을 감량했고, 염석진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매일 아침 2시간씩 목을 풀어야 했다. 이정재는 스스로도 제24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게 된 이유를 "염석진을 연기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을 잘 봐주셔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이정재는 준비 과정은 고되지만 정작 카메라 앞에서는 편해지고 연기가 재미있어진다는 말을 덧붙인다. "젊었을 때는 이 직업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죠. 정점이 있으면 내려오는 때가 올 거라는 사실이 초조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진 것 같아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연이든 심지어 더 작은 역할이든 제가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다면 그걸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 그는 현재 한중합작영화 '역전의 날'을 촬영 중이라 곧 또 다른 모습으로 인사하겠다고 전한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