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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일영화상] "삑사리 안 났으면" 제26회 부일영화상 이모저모

작성일 17-10-30 15:27 조회수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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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영화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화창한 가을 하늘이 부활 10년째를 맞은 부일영화상을 축하했다. 국내 최초 영화상으로 최고의 권위와 공정성을 자랑하는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6시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000여 석을 가득 채운 영화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정근 아나운서와 배우 이인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은 "부일영화상이 부활한 지 올해 꼭 10년을 맞았는데, 한국 최고의 영화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부산일보 부일영화상이 가장 공정한 영화상 될 수 있었던 것은 영화제작자와 배우·스태분들, 그리고 여기 계신 모든 관객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박열'의 황성구 작가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쓰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대본 작업을 같이한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와 영화 '박열' 관계자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별상인 유현목영화상 수상자인 고 김지석 BIFF 부집행위원장을 대신해 상을 받은 김동호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 치르면서 특히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빈 자리가 너무나 크고 어떤 영화인으로도 메울 수 없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며 "영화제 기간인 15일 오후 5시에 영화의전당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리는데 고인을 추모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애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이 진지한 소감으로 감동을 더한 반면, 시상자들은 재밌는 입담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난해 남녀 조연상을 수상해 올해 시상자로 참석한 배우 김의성과 박소담. 박소담이 "발표를 앞두고 긴장되시냐"고 묻자 김의성은 "이제 제 일이 아니라 긴장 안 된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곽경택 감독은 방송인 박경림에게 "작년에 처음 시상자로 나서 떨렸는데 올해는 박경림 씨가 옆에 계셔서 든든하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박 씨는 곽 감독의 대표작인 영화 '친구'의 대사를 패러디해 "내가 니 씨다바리가!"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치기도 했다. 

시상식 중간 중간, 예정에 없던 돌발 상황도 펼쳐져 행사의 재미를 더했다.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배우 김희원(불한당)이 호명되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꽃다발까지 여럿 증정되자 김희원은 "사람을 풀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역배우 김수안(군함도)은 벅찬 소감을 밝히고 무대를 내려가려 했지만, 사회자가 영화에 등장했던 공연 장면의 노래를 불러달라는 즉석 요구에 발목이 잡혔다. 김수안은 살짝 당황했지만 "1년 만에 부르는 거라 삑사리(?)가 안 났으면 좋겠다. 한국영화의 희망을 기원하며 부르겠다"며 차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다. 관중들도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며 함께 호흡했다. 

축하공연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 소향과 테이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좌중을 압도하는 가창력에 시상식장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공식 행사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오디토리움 앞에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를 보기 위해 수 시간 전부터 오디토리움 앞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 부일영화상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오후 2시부터 앞줄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 대학생 이채린(20) 씨는 "3년 전 고등학생때부터 빠짐없이 부일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장을 찾고 있다"며 "작년부터 시상식장이 공개 행사로 바뀌면서 사람들로 많이 붐벼 개인적으로 불편해졌지만 더 분위기가 살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 윤여정 김희원 김수안 등 올해 수상자와 배우 손예진 태인호 등 작년 수상자, 방송인 최희 박경림 등 시상자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국내외 영화팬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동서대를 비롯해 부산대, 경성대, 부산외대 등 부산지역 4개 대학 영화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부산국제영화제학생대행동 소속 10여 명은 이날 부일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I BIFF, I Belief'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캠페인에 참석한 동의대 임희수(22) 씨는 "한국 최초의 상인 부일영화상은 영화제 기간 중에 개최되는 중요한 상이다. 부산시의 사과 요구를 통해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며 "영화제 기간 내내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여진·이대진 기자·조경건 에디터 djr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