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영화 관계자,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며 부일영화상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한층 푸르고 깊어진 가을 하늘이 부활 10년째를 맞은 부일영화상을 반겼다. 국내 최초 영화상으로 최고의 권위와 공정성을 자랑하는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지난 13일 오후 6시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2000여 석을 가득 채운 영화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정근 아나운서와 배우 이인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은 "부일영화상이 부활한 지 올해 꼭 10년을 맞았는데, 가장 공정한 영화상이 될 수 있었던 건 영화제작자와 배우·스태프, 그리고 모든 관객분들 덕분이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스타 보려 낮부터 구름 관중
가수 소향·테이 축하공연
꽃다발 세례받은 김희원
"사람 좀 풀었다" 폭소 자아내
아역 배우 김수안 즉석 노래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박열'의 황성구 작가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쓰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 대본 작업을 같이한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와 영화 '박열' 관계자분들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영화 '연애담'으로 신인감독상을 받은 이현주 감독은 "부모님께서 이번 영화를 보시고 처음으로 '다음 영화도 해보라'고 하셔서 더 뜻깊은 영화"라며 좋아했다.
수상자들의 감동적인 소감만큼, 시상자들의 입담도 재미를 더했다. 곽경택 감독이 "작년엔 처음 시상자로 나와 떨렸는데 올해는 박경림 씨 덕분에 든든하다. 잘 부탁드린다"고 하자 박경림은 곽 감독의 영화 '친구' 대사를 패러디해 "내가 니 씨다바리가!"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상식 중간중간 벌어진 돌발 상황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배우 김희원(영화 '불한당')이 호명되는 순간 큰 환호성과 함께 꽃다발 세례까지 이어지자 김희원은 "사람을 좀 풀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역 배우 김수안(영화 '군함도') 양은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를 불러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당황하면서도 "1년 만에 부르는 거라 삑사리(?)가 안 났으면 좋겠다. 한국영화의 희망을 기원하며 부르겠다"며 차분한 목소리로 '희망가'를 불렀다. 관객들은 노랫말을 따라 부르며 함께 호흡했다.
축하공연으로 우리나라 대표 보컬리스트 소향과 테이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자 시상식장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최고 경품인 프리미엄 세단 SM6는 주부 S (40·양산시 동면) 씨에게 돌아갔다. 설 씨는 "배우 류준열 팬이라 영화 '택시운전사'를 응원하러 왔는데, 끝까지 남아 열심히 응원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공식 행사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를 보기 위해 행사장 앞은 낮부터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오후 2시부터 줄을 선 대학생 이채린(20) 씨는 "3년 전 고등학생 때부터 빠짐없이 부일영화상 레드카펫 행사를 찾고 있다"며 "작년부터 시상식이 공개 행사로 바뀐 뒤 사람들이 많이 붐벼 불편해졌지만, 덕분에 분위기가 더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배우 송강호 윤여정 김희원 김수안 등 올해의 주인공과 배우 손예진 태인호 등 지난해 수상자를 비롯해 방송인 최희 박경림 등 시상자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국내외 영화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윤여진·이대진 기자·조경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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